넷째날-4] 인천공항. 집으로

Posted 2006. 9. 21. 22:44
비행기에서 내려, 입국심사 후 짐을 찾으려 했다.
입국 신고서가 없어서 금방금방 짐 있는 곳으로 갔는데..
입국신고서가 없는 대신 세관 신고서가 있으니 귀찮구나.
진작 쓰라고 말해주질 않아서 더욱 귀찮았다.
써야하는지 몰랐단 말이지..


어쨌든 짐이 나오길 바라고 있는데..
동생의 짐은 대략 잘 나왔는데,
내 캐리어가... 캐리어가..
제대로 서질 못하는게다..
살펴보니 캐리어 바퀴가 뚝 부러졌어!!
험하게 다뤘다고는 해도, 부칠때까지는 아주 멀쩡했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하드 캐리어의 모서리도
매우 비참하게 깨져 떨어져 나갔다.
안의 스폰지가 보이는 상태. 어째 이걸..

안그래도 몸이 되-게 안좋은 상황에서
가방까지 말썽을 부리니 정말 미칠 것 같았다.
바로 항공사 직원에게 말하고..
보상 관련 서류를 작성하고.
카터를 구해서 바퀴가 고장난 캐리어를 싣고..
뒤늦게 세관 신고서도 작성해서 항공 사무실로 갔다.
아 귀찮아..

이때 얼마나 정신이 없었냐면, 다른 사람들이
'어머.. 저사람 캐리어 깨졌나봐..' 등등 수근거리는 것도
하나도 귀에 들어오질 않았다.
나중에 동생이 그랬다고 하던데.. 재밌었을텐데 전혀 몰랐네.


처음에 현장 직원은 지금 가진 케이스랑 비슷한걸 주겠다고 했다.
깨진 캐리어는 증거로 자기들에게 남겨주고,
안에 짐을 빼서 다 옮겨야 한다고.
난 안그래도 정신없는데 짐을 다 뒤집어야 한대서 완전 패닉.
머리를 다 쥐어뜯고 괴로워했다.. 아아 점점 귀찮다.

그렇지만 막상 항공사 사무실에선 내 케이스보다 훨씬 큰걸 줘서,
그냥 기존 캐리어를 큰 것 속에 넣어가도 된다고 했다.
짐을 다 뒤집지 않아도 되는 건 좋은데.. 좋은데..
가방 하나가 안에 들어있으니 어찌나 무거운지.
크기도 워낙 크고..
버스 탈때도 많이 고생했다. 내릴 때도 그렇고.
별로 비싼건 아닌 것 같지만 원래 있던것도 수명은 다 한 것 같고.
원래거보다도 하드 케이스는 조금 약해보이지만 (얇아..)
한번쯤은 해외여행 괜찮지 않을까? 하는 정도.
다만.. 너무 커서 방에 둘 데가 없네. 원래의 작은 가방이
박혀 있던 구석에 안들어가..


그렇게 어찌저찌 상황을 해결하고 공항버스를 기다려서 탔다.
새 버스인 것 같은데 한 줄에 3좌석이 있는 우등형식.
자리가 편해서 난 좋았지만 동생은 새 차 특유의 가죽 냄새로
멀미가 나서 고생한 모양.
난 멀미고 뭐고 그냥 기절해 버렸지만..
(원래도 멀미는 별 신경 안쓰지만 당시 또 워낙 상태가 구려서..)

집 근처에 돌아오니 집에서 차로 데리러 나와 주었다.
트렁크가 커서 다들 깜짝 놀라고.. 하하.
드디어 집에 돌아왔구나.. 하는 느낌?
짐 정리도 못하고 그냥 뻗어버렸다. 체력의 한계야.

이런저런 일이 많았지만, 이런 여행의 마무리도 나쁘지 않네.
정말 새벽부터 밤까지, 4일을 풀로 쓴 알찬 여행이었다.


어찌저찌해서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이 꽤 크다.. 인천보다는 작다고 하지만.
도착해서 편의점 구경하고 등등..
아지센 라멘이랑 허유산 쥬스도 맛봤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점심을 안먹어서.. 기내식은 저녁이고.

허유산 쥬스. 수박주스에 벌꿀과 제비집(!) 젤리가 들어있는 쥬스. 맛있다.


내가 편의점 등에서 시간을 되게 질질 끄는 바람에..
넉넉하게 시간을 두고 공항에 도착했는데도
막상 보안검색을 통과할 때는 비행기 출발 1시간밖에 안남은 상황.

게다가 내 앞에 있는 사람들은 정말 답답 그 자체라서..
검색에 무슨 20분이나 걸렸다.

안쪽의 면세점도 되게 넓었는데.. 거의 못보고 말았네.
이것저것 사고 구경하고도 싶었는데..
급하게 몇가지만 둘러보고서는 탑승장으로 향했다.
마지막 잔돈으로 미니어쳐 술을 사기도 하고.
아슬아슬하게 탑승했다.
(라고는 해도 완전 출발까진 15분 이상 정도 여유가 있긴 했지만..
비행기는 왠지 너무 급박하게 타면 무섭단 말야.)
이런저런 일이 있었지만 무사히 4시 30분에 홍콩 출발.
홍콩이 1시간 늦기 때문에 돌아오는 길은 1시간 플러스 해야해서
한국엔 9시가 넘어서야 도착했다.


비행기에 타서는 왕의 남자를 보기도 하고..
상을 받았다고 선전하는 기내식을 먹기도 하고..
기내 면세점에서 바비브라운 팔레트를 사기도 하고..
(별로 안비싼데다 환율도 싸게 계산해서 럭키~)
쥬스를 먹기엔 왠지 비행기표가 아까워서
와인을 마셨다가 완전 뿅 가기도 하고..
맥주를 따지 않은채로 받았다가 집에 가지고 돌아오기도 했다.

마지막 날엔 몸이 되게 안좋아졌던데다
피로도 누적되었고
비행기는 무지 추웠고 (냉방도 되고 한국은 추워진데다 밤에 돌아와서..)
약간 감기 기운도 있었고
열도 났고
게다가 술도 마셨고..
이것저것 겹쳐서 인간 상태가 최악이었다. 눈은 쾡하고..


솜사탕같은 구름. 몽실몽실..

왕의 남자. 공길이를 찍으려 했는데 죽어도 괜찮은 샷이 안나오네.

기내식. 크림소스의 생선요리. 진한 크림소스고 생선도 부드러움.
과일에 '용과'(저 하얀거에 까만씨)가 있어서 좋았다. 별 맛은 없었지만 먹어보고 싶었음.


겨우 한국에 도착해서 공항에서 입국심사.
그리고 짐을 찾으러 갔는데... 두둥.

넷째날-2] 하버시티, 공항으로

Posted 2006. 9. 20. 22:14
하버시티에서 이것저것 마지막으로 쇼핑.
현금도 대체로 다 쓰고..

마지막으로 하버시티의 슈퍼스타 식당에 가서 딤섬도 먹었다.
동물모양 딤섬과 새우/스톤피쉬의 딤섬-
향료가 강렬하고 토끼모양 딤섬은 거의 마쉬멜로 같았지만
신기하고 꽤 맛있었다.
느끼하긴 했지만..


새우가 들어있는 딤섬. 아마도.. 하가우? 향이 독특하지만 새우가 빵빵

사진이 좀 흔들렸다.. 스톤피쉬가 들어있는 물고기모양의 딤섬. 독특한 맛.

펭귄모양 딤섬. 꽤 맛있다. 가운데 펭귄은 좀 무섭게 생기긴 했지만.
까만건 시금치로 색을 낸거라고.

토끼모양 딤섬. 생크림같은걸 굳힌데다 코코넛이 뿌려져있다. 귀엽고 꽤 맛있다.
고소+달달+뭉글뭉글. 마시멜로. 머리부터 덥석 먹기.


DFS 갤러리아에 가서 쇼핑하고 시계도 사고 기념품도 사고.
등등 한 다음 다시 호텔로 가서 짐 맡긴걸 찾아서 공항으로 향했다.

아침에 나올 때 체크아웃은 해 놨고, 벨 카운터에 가방을 맡겨놨었다.
일단 가방을 찾아서 호텔 로비에서 이것저것 정리한 후..
공항까지 가는 교통편도 알아보고..
무료 셔틀버스를 타러 가려고 했는데..


벨 카운터가 우리 짐을 여러 번 맡아준데다,
나오는 길에 우리 짐을 들어주기까지 해서 팁을 주기로 했다.
원래 체크인 할때도 벨보이에게 팁을 주는게 예의라고 듣긴 했는데
짐을 방까지 올려준것도 아닌데다
우린 외국인 여행자에 돈 없어보이는 여자애들이니까~
그래서 마지막엔 팁을 줄까 하긴 했는데..

벨보이가 짐을 들어다 현관에 갖다주고.. 셔틀버스 타는 곳을 알려줬다.
원래는 거기까지만 들어다 주려 한 것 같은데..
바로 동생이 10불(1000원쯤..) 지폐를 주려 했고
벨보이가 팁을 본 순간 갑자기 캐리어 두개를 번쩍 들더니..
전속력으로 셔틀버스 정류장을 향해 뛰었다!
갑자기 빨라진게 팁 때문인지 그순간 오고 있던 셔틀버스를 본 것 때문인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하여튼 순식간에 모든 일이 일어났다. 크아..

벨보이는 캐리어 두개를 전속력으로 달달달 끌면서 셔틀버스에 손짓해서
정류장도 아닌 곳에 버스가 서게 만들고 우리를 태워줬다~!!
난 전속력으로 굴러가는 캐리어들을 잽싸게 따라가면서 속으로 외쳤다.
'안돼... 내 캐리어 바퀴 부러져요~~~ㅠ_ㅠ' 라고.
(이것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나중에 결국.. 내 캐리어 바퀴는 부러지고 말았다..)

아... 팁 10불의 위력이란... 엄청나구나.

하여튼 그렇게 벨보이의 활약으로 너무나 편안하게 기다리지도 않고
셔틀버스를 타게 되었다.
역시.. 팁은 있으면 좋긴 하구나..
너무나 순식간에 정신없이 버스를 타버려서 좌석에 앉은 후에도 한참을 머엉..


셔틀버스를 타고 구룡역으로 가서..
비행기표를 체크하고..
AEL을 다시 타고 공항으로 갔다.
역시 열차는 편하구나.
다만 시내로 올때보다 가속이 심한지, 귀가 너무 아파서 고생했다.
너무 심한 가속을 하면 귀가 아파.. 신칸센에서 느껴보고 처음이다.
하긴 아직 KTX도 안타봤지. KTX도 귀가 아플지도 모르겠네.
아침에 적당히 일어나서 호텔에서 아침을 먹고 시내에 나섰다.
원래는 구룡공원을 산책할 생각이었는데 비가 와서 패스.

하버시티에 마지막으로 쇼핑하러 가기로 했다.
일단은 하이퐁 스트리트에 가서 비췐향 육포를 샀다.
다들 추천을 해서 사러 갔는데.. 아주 아침에도 열어서 좋네.
시식했는데 너무 맛있었다. 따끈따끈 쫄깃..
칠리도 먹고싶어서 세종류를 사서 나왔다. 맛있겠네-.

그러고는 하버시티에 갔는데..
다들 10시가 넘어야 열어서, 할 일이 없어져 버렸다..
그래서 지나가다가 본 스타벅스에 가보기로 결정.
홍콩까지 가서 스타벅스에 가는건 좀 이상했지만,
아직 몰이 열질 않은데다 비도 오고
어디에선가 기다려야하고 바로 지나가는 길에 있었고.. 등등.

그래서 스타벅스에 가서 신기한 커피를 마셨다.
어쩌구 모카였는데, 오렌지 향이 가득한 모카커피.
그냥 위에 오렌지 향을 얹은 것 같았는데, 끝까지 향이 너무 좋게 나서
아주 맛있었다^^ 진하고..
게다가 우리나라보다 조금 싸고.
높고 좁은 의자에 앉아서 가방을 밑으로 떨어뜨리니까 의자를 갖다주기도 하고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물어봐주기도 한 남자 점원이 너무 친절해서..

무엇보다 홍콩 젊은 남자애들은 은근히 훈남들이라서 좋았다.
망가진 마츠준이라든가 망가진 오노라든가..
뭔가 잘생겼는데 미묘한 애들이 많아서 신기했다.
키는 작지만 마르고 스타일 좋은 애들이 많네.
헤어스타일도 일본풍이고.
젊은 남자 점원들이라 그런지 다들 친절해서 좋았다.


어쨌든 30분쯤 지나니 상점들이 열기 시작하고..
하버시티 안으로 슝슝.
상점들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미니버스를 타고 완전 지쳐서 졸다가 코즈웨이 베이에 갔다.
방송은 없으니까 지도를 보고 적당한 곳에서 내려서 적당히 걸어갔다.
소고 백화점을 찾아서 한바퀴 둘러보고..

화장품 매장에서 이것저것 사고 (우리나라의 3/2.. 세일 안해도!)
가디건이라든가 티셔츠라든가 몇벌 사고..
(역시 세일 안해도 우리나라보다 싸다...)

주변 매장들도 구경하고..
맘에 드는 옷 브랜드도 찾았고..
토이자러스라든가.. -> 평소라면 정말 미친듯 구경했겠지만 힘들어서..
이케아라든가..->너무 가구가 많아.. 게다가 가득한 커플들의 압박..

퇴근한 후 손잡고 같이 살 집에 어울리는 가구를 고르러 온듯한 커플들이
너무너무너무 많아서.. 게다가 다들 체크리스트에 체크를 하고 있고
줄자를 들고 다니면서 가구의 사이즈를 재고..  아 염장이다.
매장이 너무 커서 나가는 길도 모르겠고
냉방은 너무 잘 되어서 추워 죽겠다..
이케아라 하면 코즈니풍의 소품샵을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고
가구점이었다, 가구점.

파크레인도 구경.
스타일하우스도 괜찮았고, HMV도 살짝 구경.
맘에 드는 캐주얼 브랜드를 발견해서 좋았다^^


코즈웨이베이를 한참 구경한 다음엔 소고 백화점 지하로 가서
MTR타고 침사츄이역에 가서 택시를 타고 인터콘티넨탈 호텔에 갔다.
마지막 밤이니까 뭔가 분위기있게-
9시에 갔는데도 운좋게 창가 자리가 남아있었다.
저녁에 연주하는 밴드도 딱 앞에 보이는 아주 좋은 자리-.

인터콘티넨탈 호텔 로비에서 본 페닌슐라 호텔.


호텔에서 본 야경. 역시 야경이 멋지게 보인다.
창문가 자리 최고~


별로 배고픈것도 아니어서 밥 안먹은 대신 무려 클럽 샌드위치를 먹기로 했다.
좀 가격이 있지만 어차피 저녁도 안먹었고...
그리고 구룡호텔의 스페셜메뉴인 논알콜 그린 드래곤 칵테일~
동생은 아이스크림.
토핑을 직접 고르게 해 주는게 인상적이고,
달걀모양의 커다란 잔에 주는 가득한 아이스크림도 멋지다.
샌드위치는 너무 맛있었다. 양도 푸짐하고. 감자튀김은 무지 바삭바삭하고
아이스크림도 너무 맛있고. 술 젤리는 좀 그랬지만..


페닌슐라 로비라운지 클럽 샌드위치. 빵과 감자튀김은 바삭바삭, 야채는 아삭아삭.
빵빵하게 속이 채워져서 맛있다.

인터콘티넨탈의 스페셜 칵테일.
용이 지나가도록 유리로 만들어놓은 라운지 답게 구룡-나인 드래곤 칵테일들이 있다.
그 중에서 논알콜인 그린 칵테일. 메론과 레몬. 상큼하고 맜있다.



밴드의 연주와 노래도 참 좋았다. 남자 3인조였는데..
퍼커션을 연주하는 동양인과 조금 가무잡잡한 첼로의 베이스,
그리고 기타를 연주하는 백인 보컬.
통통한 인상이라 전혀 그런 목소리가 아닐 것 같은데 너무 목소리가 예뻤다. 깜짝-
연주도 너무 좋고. 어레인지도 멋지고.
하마터면 100불내고 CD를 살뻔 했는데..
난 가난한 여행자니까.
건너편의 와인을 마시던 배나온 아저씨가 CD를 샀으니 뭐..
그런 아저씨들이 사주는게야.. 언젠가 프로듀서랑 연결시켜줘서
세계에 데뷔하는거야. 등등.. 망상폭주.

밴드의 보컬. 목소리가 너무 미성이고 노래 너무 잘한다.
아.. CD사올걸. 후훗



어쨌든 앉아있는 동안 야경이랑 백뮤직이랑 음식이랑.. 아주 맘껏 즐겼다.
멀리 보이는 홍콩섬이랑 페닌슐라 호텔의 모습도 좋았고
로비라운지의 풍경도 좋았고.. 힘든 하루를 보내고 나서 아주 잘 쉬었다.

다만.. 다만..
앉아있는 동안 밖엔 비가 오기 시작했다....
완전 다행인 건, 여행이 거의 끝났을 때 비가 오기 시작했다는 것.
하루만 빨리 왔더라도 정말 여행이 난리가 났을텐데.

어쨌든 우리 호텔에 돌아가려고 일어났더니.. 호텔 앞의 도로가 완전히 꽉 막혀서
택시가 전혀 안와서 돌아갈 수가 없었다.
비는 완전히 주룩주룩 내리기 시작했고..
그래서 큰길까지 나가서 호텔로 들어가려는 택시를 재빨리 잡아 탔고
(우히히 호텔에서 기다리던 사람들보다 훨씬 먼저 탔어!)

결국 무사히 호텔까지 돌아가서 좋았다.
비가 좍좍 오기 시작했지만 비도 별로 안맞고 호텔에 돌아가고..
여행이 끝나가니까 비가 오고.. 럭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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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날-2] 스탠리 마켓

Posted 2006. 9. 19. 22:49
그 다음 일정은 스탠리 마켓/ 리펄스 베이.

스탠리 마켓은 바닷가 휴양지의 작은 재래시장 같은 거고,
리펄스베이는 바닷가 휴양지 비치.
처음엔 둘 다 가려고 했는데, (같은 방향이라)
스탠리 마켓을 보고 나니 리펄스베이를 볼 힘이 없어져버려서..
그냥 버스를 타고 지나치는걸로 끝내기로 했다.
어차피 해수욕을 할 것도 아닌것이..


260번 버스를 한-참 기다려서 결국 타고 종점인 스탠리 마켓으로 갔다.
2층에 앉아서 가니 옆의 바다가 잘 보여서 좋네.
(미니버스 40번은 무지하게 오던데, 미니버스라 불안해서 안탔다.
그런데 결국 40번도 스탠리 버스터미널이 종점이더만.
이걸 타고 그냥 슝 가도 될뻔 했다.
2층의 스릴은 별로 없었겠지만.)

터미널에서 조금 내려오면 양쪽으로 기념품같은걸 파는 매장이 있고..
사잇길로 걸어가면 서양풍의 식당도 있고..
상점이 있는 플라자도 있고..
머레이 하우스도 있다.
원래는 시내에 있었는데 벽돌을 하나하나 뜯어다가 옮겨 세웠다고.
바닷가를 바라보는 하얀 벽돌의 크고 네모난 건물이 있다.

아무나 다 찍는 파란색 보트 하우스.
왜 다들 이걸 찍는지 몰랐는데, 이 건물이 스탠리에 도착해서 제일 처음으로 나오는
찍을 만한 풍경이기 때문.

머레이하우스.
옆쪽은 또 공사중이라 풍경이 안좋다..


여러 맛나는 식당들이랑 박물관도 있는데,
여기에 온 목적은.. 칠리&스파이스.
뭐.. 여행객들이 다들 와서 좀 식상한 분위기이지만서도,
커리 크랩을 먹어보고 싶은 마음을 어쩔 수가 없어서..
결국 커리크랩과 아스파라거스 볶음을 먹었다.


아스파라거스와 버섯 볶음. 별거 아닌데 끝내주게 맛있다.

커리크랩. 실은 좀 더 먹기 쉬운 요리일 줄 알았으나.. 그래도 맛있다.


카레 안에 게를 한마리 통채로 넣고 만든 요리라서 좀.. 먹기 어려었지만
맵지도 않고 깊은 게맛이 우러난 카레는 정말... 최고.
눈물을 흘리면서 막 먹었다.
발라먹기는 조금 힘든 게. 살이 잘 안떨어지는 타입의 게인데다
다리를 발라먹으려면 카레가 튄다. 우아하게 먹기 힘든 음식.
그래도 비닐장갑을 끼고 게 껍질 부수는 도구를 들고 열심히,
최대한 우아하게 먹어치웠다.
카레니까 라이스가 있으면 더 맛있겠지만 우린 둘 다 양도 적고. 안시켰다.
(천원짜리 공기밥이 너무 그리웠다..ㅠ_ㅠ 공기밥을 줘~)
그리고 아스파라거스에 버섯을 볶은 것도 정말 맛있었다.
어떻게 하면 이런 맛이 나오는지.. 향긋하고 부드럽고. 최고다.

어쨌든 열심히 먹은 다음엔 스탠리 마켓을 구경했다.
뭐.. 대부분이 인사동에도 있을 것 같은 분위기이긴 했지만
(그래서 거의 산게 없긴 하지만)
그럭저럭 구경하고 다시 버스를 타러갔다.


이번에는 코즈웨이베이로 곧바로 가기로 했기 때문에,
그쪽으로 가는 버스를 찾다가 미니버스 40번을 타보기로 했다.
옥토퍼스 카드도 찍을 수 있고. 바로 눈 앞에 있고.
어차피 큰 버스를 타도 내리는 방송도 안해주는데..
코즈웨이베이가 종점이니 그냥 탔다.

버스를 타고 슝슝 코즈웨이베이로 향했다.

셋째날-1] 오션파크로.

Posted 2006. 9. 19. 22:49
셋째날 오전에는 오션파크.
홍콩의 테마파크다.
10시 오픈이라 9시 되기 전에 호텔에서 나가서 MTR타고 직행버스를 타러갔다.
오션파크 캐릭터가 있는 버스를 타고 붕붕..
후문쪽에서 관광을 시작하는게 좋다고 해서, 내렸던 버스를 다시 타기도 했다.
(정문에 한번 내려주고, 후문이 종점.
후문에 가려면 사람들이 내려도 계속 타고 있어야 된다.. 불안하면 물어보든가...)

조금 빨리 도착해서 개장할때까지 잠시 기다린 후..
처음으로 입장했다. 유후~
햇빛은 쨍쨍했지만 처음엔 그리 덥진 않았다.
(나중엔 더웠지만..)

뭔가 중국 전통관을 보려고 했지만 공사중이라서 바로 에스컬레이터를 탔다.
홍콩은 전부 에스컬레이터 투성이인지 참.. 여기도 되게 긴 에스컬레이터가 있다.
올라가다가 후룸라이드랑 88열차를 탔다.
기본적으로 그렇게 무서운건 아니었지만..
산등성이를 에스컬레이터로 막 올라가다가 탄거라 지대가 높아서..
배를 타고 수로를 흘러갈때나 열차를 타고 빙글빙글 돌때나
산 밑의 풍경이 너무 멀게 보여서 무서웠다.. 하악하악.
특히 마인 트레인 - 88열차는 그야말로 바다와 산 아래로 처박히는 것 같아서..
사람이 별로 없어서 기다리지도 않고 바로 타서 좋았다.
그래도 높은데 놀이기구는 무서워서 더이상 타지 않기로 했지만.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위쪽으로 완전히 올라가서 여러가지 전시관?을 보기로 했다.
일단 물개와 바다표범들이 있는 수조를 봤고..
ATOLL REEF.. 거대한 수조 안에 작은 물고기떼들이 가득 헤엄치고 있는 수조도 봤다.
물개들이 있는 수조는 지하에서도 볼 수 있게 되어있어서 헤엄치는 것도 봤다.
은근히 귀엽고 우아하잖아. 맘에 들었다.

팔자 좋아보이는 물개들. 내가 본 물개들 중 가장 멋진 환경에 살고있다..

물개+바다표범+그리고 나. 꼬리밖에 안나왔지만.


아톨리프는 지하로 3층까지 볼 수 있게 되어있어서 정말 신비하고 멋지고..
색색의 온갖 물고기들이 너무 아름다웠다.
해마나 새우 등등 신기한 생물들도 전시되어있어서 놀라웠다.
오션파크에서 제일 맘에 들었던 곳. 여기 온 것만으로도 오션파크에 온 보람이 있어.
상어관까지 보긴 봤는데 상어관은 좀 작고.. 여기는 차라리 코엑스가 나았다.

큰 수조에 물고기들이 가득 헤엄치고 있다. 제일 위에서 본 사진.

한층 아래. 수면 바로 밑의 모습. 점점 내려가면서 아래쪽을 볼 수 있다.

굉장히 큰 바다거북. 행복해보이는구나.

더 아래쪽의 수조. 뭔가 화나있는듯한 상어.. 상어가 같이 있어도 되나 몰라.
여기서는 그냥 주저앉아서 한참을 멍하니 있었다. 바닷속 풍경에 취해서 헤롱헤롱~.

상어관의 반짝반짝 설명들. 예쁘다.


그러고 나서 드디어 오션파크의 하이라이트,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케이블 카.
산을 구비구비 넘어가는거라 참.. 참.. 무서웠다.
바다가 화악 내려다보이고.. 역시 너무 높은 케이블카야.
바람이 부는 날엔 정말 무서울만도 했다.

우리가 탈 케이블카. 사실은 바로 뒤의 보라색을 탄 듯. 좀 불안해보이지만 잘 갔다.


정문쪽으로 가서는 팬더도 보고.. 앵무새도 보고.. 아마존같이 꾸며놓은 곳도 보고..
뭣보다 팬더가 참... 편해보였다.
은근히 크고.. 귀엽고.
밖은 무지 덥고 난 팬더를 보러 가느라 지쳐있었는데, 팬더 집은 냉방이 빵빵하고.
팬더는 드러누워서 대나무를 먹고 있었다. 이 팔자 좋은것..


밍밍과 지아지아. 누가 누군지는 구분이 안된다. 음..

에잇, 손가락 사이의 팬더.


그 다음엔 나가는 문을 찾아서 슝슝 다음 장소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주차장을 넘어 길을 건너서 (무작정 건넜지만..) 버스를 기다렸다.


둘째날-5] 스타페리

Posted 2006. 9. 18. 20:48
15번 버스를 타고 센트럴로 간 다음엔 스타페리를 타기로 했다.
사실 어디로 가야할지도 몰랐는데, 앞에 누가 막 가길래 따라갔다.
음.. 지금 생각해봐도 혼자서는 찾기가 무지 어려웠을 것 같지만..
어쨌든 스타페리 터미널로 가서 막 떠나려는 배를 잡아 탔다.

200원짜리 스타페리..
창문으로 홍콩의 야경이 보이고 붕붕붕 침사츄이로 향했다.
그리 오래 걸리진 않았지만 지하철보단 오래걸렸고..
낮에 탄게 아니라서 어떻게 생겼는지 정확히 못본게 좀 아쉽긴 하다.
세일러복을 입은 승무원 아저씨가 좀 인상이 깊긴 했지만.

스타페리 터미널에 내려서 그냥 택시를 타는게 나았을 것 같긴 한데,
기회를 놓쳐서 호텔까지 걸어갔다.
으갸.. 생각보다 무지 먼데다 살짝 길을 헤매기까지.
침사츄이의 야경은 원없이 봤다. 정말 외국인이 많구나.

결국엔 호텔에 도착해서 기절할 수 있었지만
이 날이 뭔가를 제일 많이 한 날이라 참.. 힘들 뿐이었다.


이날 저녁의 교훈은..
택시를 탈까?? 라고 생각했을 때는
그냥 팟 타는 게 가장 좋은거다.
기본요금이고 요금이 많이 나오고 간에
여행할때는 되도록 안걷는게..
천원 이천원 아끼려다가 도리어 힘들어 쓰러진다.
일본 여행에서도 버스비 아끼려다 완전 힘든 적 있으면서
왜 또 미련한 짓을 했는지..ㅠ_ㅠ
안그래도 힘들었었구만.

교훈.
힘들 땐 어쨌든 택시를 타자.

둘째날-4] 피크트램

Posted 2006. 9. 18. 20:48

드디어 피크트램을 타러 가기로 했다.

MTR을 타고 다른 쇼핑몰에 왔기 때문에 조금 일정이 꼬이기 시작했는데,
센트럴에서 피크트램역에 가거나 아니면 바로 피크에 가는건 아는데..
어드머럴티 역에서 가려면 도보 15분.. 게다가 길도 몰라.
어쨌든 모험해보기로 했다.

여행서에 써 있는 대로 나가서 죽 걸어가다보니, 피크트램 역의 표지판이 있었다.
표시대로 따라가다보니 육교에 올라가기도 하고, 보행자만을 위한 고가도로(!)를
따라서 걷기도 하고. 다른 건물을 지나가기도 하고.. 신기한 길이었다.
어둑어둑한 도심의 고가도로를 걷고 또 걸어..
기분상으로는 무슨 30분도 넘게 걸은 것 같다. (사실은 정말 15분 정도였을지도.)

걸어가는 길에 본 반짝거리는 빌딩

한밤중의 고가도로를 걸어서..


중간에 길을 헤매긴 했지만..
8시의 레이져쇼를 하는 건물들도 구경하기도 하면서 잘 찾아갔다.
어쨌든 저 너머에 피크트램! 이라고 반짝이는 불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간단히 옥토퍼스 카드로 요금을 내고, 트램을 기다렸다.
앞에 줄이 한참 있어서.. 오른쪽 제일 앞에 앉고싶었던 우리는 기다리기로 했다.
한대를 보내고.. 또 십몇분을 기다려서 다음 트램에 제일 처음으로 올라탔다.


반짝반짝 피크트램역. 홍콩은 여기저기 공사를 많이 하는 듯.


두 열로 이루어진 빨간색의 열차가 탁탁탁 하는 소리를 내면서 언덕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으와.. 각도가 정말 45도가 넘을 것 같다.
정말 목을 잡고 올라가야 할 듯. 목 가누기가 힘들정도로 가파르다.
정말 뒤로 죽 밀려서 떨어질 것 같은 분위기.
롤러코스터 탈때 떨어지기 위해서 올라가는 코스랑 비슷하다.
되게 큰 열차가 사람들을 가득 태우고.. 으갸.
재미있긴 했다. 후후훗~ 열차도 귀엽고.


피크트램. 은근히 사진찍을 기회가 없는데다 속도도 빨라서 다 흔들리고 남은게 이모양..

올라가서 내리니 피크트램 타워.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고 또 올라가니 전망대가 나왔다.
빅토리아 피크의 꼭대기의 또 꼭대기까지 가서 보는 홍콩의 야경은..
정말이지 백만불짜리. 굉장하다..
반짝반짝한 불빛들이 왼쪽 끝에서 오른쪽 끝까지.
높은 건물들이 모여있는 도심도 멋졌지만 외곽의 아파트들까지 멋졌다.

빅토리아피크에서 내려다본 홍콩의 야경.
사진보다 백배 멋지다. 사진이 너무 안나와서 슬픔..

이야.. 왜 백만불이라고 하는지 알것 같아.
사진을 막 찍다가, 찍다가, 이 야경을 도저히 망칠수가 없어서 사진찍는걸 그만뒀다.
그냥 바라보고, 또 바라보고..
그러다가 지겨워질때쯤 내려왔다.

이번엔 15번 2층버스를 타고 구불구불한 언덕내리막길을 따라서 센트럴로 슝슝..
역시 2층 제일 앞에 앉으려고 한대를 그냥 보내긴 했는데,
어이구.. 많이 기다리긴했지만 결국엔 2층의 제일 앞에 앉을 수 있었다.

어둑어둑하고 구불구불한 길을 2층버스의 2층에 앉아서 내려오는 기분이란..
이것도 무슨 놀이기구 같았다.
나뭇가지가 창문을 탁탁 치기도 하고.. 재밌었다.

버스를 타고 센트럴로.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에서 택시를 타고 IFC몰로 갔다. 한.. 3-4시쯤 되었나..
워낙 유명한 건물이니까, 택시 기사에게도 별 문제 없었구..

IFC몰은 정말 컸다..
뭐 그래도 하버시티를 보고 왔으니까 그렇게 인상적이진 않았지만.
비슷하게 멋진 상점들이랑 명품매장들이랑 캐주얼 매장들이랑..
건물 자체도 참 멋지고 세련되고 현대적이고..
무엇보다 참.. 크다. 게다가 앉을 자리가 하나 없다. 어허..
디저트나 음료를 파는 곳은 있어도 휑한 복도에 의자가 없다니..
그래서 홍콩의 스타벅스풍의 카페에 잠시 앉아있기도 했다.

IFC몰에서 저녁까지 있을 예정이었지만..
너무 명품매장만 많아서 볼게 없는 관계로 퍼시픽 플레이스까지 가보기로 했다.
MTR역에 있긴 했는데, 막상 열차를 타러가는게 너무 힘들었다.
갈아타러 가는 길이 정말 정말 멀었다.. 지하철 노선도에 아예 같은 역이
아닌걸로 나와있는게 이해 될 정도..
어쨌든 MTR타고 퍼시픽 플레이스에 갔는데..
음.. 역시 비슷한 컨셉의 몰이었다.
크긴 크다.. 현대적으로 세련된 공간. 상점도 많고..
다만 여기는 중간중간에 의자가 있어서 완전 살았다..
어찌나 많이 돌아다녀서 어찌나 다리랑 발이 아프든지.

많이 돌아다니다가 퍼시픽 플레이스 지하에서 저녁을 먹었다.
여행서에 나온 곳.
정말 써있던 대로 분위기 좋고 가격도 저렴.
양이 적은것만 빼곤 다 좋다. 우린 양도 적으니 딱 좋았다.
딴딴면/소룡포/볶음밥.
볶음밥은 좀 보람 없었지만 정말 특이한 맛의 딴딴면은 신기했다. 양이 많이 적지만.
소룡포는 그냥 감동. 역시.. 역시 소룡포가 최고야.


사천식 딴딴면. 반찬그릇을 보면 알겠지만 사이즈는 정말 작다. 맛은.. 묘함.

소룡포. 메뉴에는 조금 다른 이름이 씌여있었지만.. 아마도 고기와 새우를 같이 넣어서 그런듯. 맛남.

역시 반짝거리는 주전자. 차가 가득 들어있다.


저녁먹고 난 다음에는 드디어 피크트램을 타러 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