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나..

Posted 2007. 6. 3. 00:52
어쩜 난 역시 공부만 할 팔자가 아니었는지도.

지금 앞에 정해진 건 없는데, 가능성만으로도 너무 좋다.
잡다한 걸 공부하고 사람 만나고 다니는 게, 매일 약속하고 나가는 게 너무 좋다.

공부만 할 땐 정말 앞이 깜깜하고 보이는 것도 없고
시험보고 연수받고 일하고 그런 게 정말 하나도 와닿지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매일매일을 사는 미래의 내가 보이는 것 같다.
열심히 살고, 사람들 많이 만나고, 어려운 일을 해내려고 노력하고.
힘들어서 펑펑 울고, 지쳐 쓰러지고, 사람에 치여서 짜증내는 것 까지.


예전에 대학갈 때가 생각난다.
서울대니 연고대니 주변에서 다들 논술본다고 난리 칠 때도
난 거기서 학교를 다니는 내가 도무지 떠올려지질 않았다.
그런데 왠지 우리 학교에 다니는 나는 무지무지 와닿았다.
시험보고 힘들고 매일매일 공부만 하는 재미없는 학교생활까지.
그래서 장학생이 될 정도로 점수가 남아도 그냥 정해버렸었다.
당시 아파서 귀찮았던 점도 있긴 했지만 어쨌든..


역시 미래가 어렴풋하게나마 보이는 일을 선택해야 후회하지 않겠다, 싶다.
영업을 하는 내가 도무지 떠올려지질 않는 것도 마찬가지.
정말 내가 왜.. 다들 의심하는 것도 이해가 간다..
원래 목표로 했던 게, 학자처럼 공부하다가 영업을 해야하고 전략 기획까지 가능해야
제대로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떠올려 봤을 때,
역시 사람은 맞는 일을 해야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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