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 보고 왔슴당+_+!

Posted 2002. 5. 26. 17:39

그 전부터 왠지 모르지만 듣고 싶었던 교양수업
'인간과 종교'...
실은 널널하고 괜찮은 교양이라 들었었으나..
이번에 새로 멋진(!) 교수님이 맡으시는 바람에.. 참..
좀 어렵고 까다로운... 머 좀 그런 과목이 되어버렸다..
(ㅠ_ㅠ 나쁘진 않지만.. 절대 널널하진 않아-!)

머.. 비록 고학년 언니들이 많고.. 01이 젤 마지막 학번이라도
걍 열심히 따라가고 있는.. 그런 상황이었는데..

종교를 처음 원시 종교부터 죽 훑는 가운데 '무교' 가 있었고,
무교에 대해서도 조예가 깊으신 교수님은..
아는 무당의 굿을 보여주신다 하셨었다..

엄..-_- 원래는 토욜날 가게 되어있었는데;;
금요일에 수업을 들어가니 갑가지 금요일날로 바뀌었다며
그때가 2시였는데.. 다들 가자고 하셨다..
난...ㅠ_ㅠ 그날 수업 끝나고 보러가려했던 시네마떼끄의
"해리포터" 상영을 뿌리치고.. 교수님 따라 갔다... 흑;;;

시청에서 1호선을 갈아타고 한참을 가서- 망월사 역 도착.
한참 기다려서 봉고차에 스무명은 되는 것 같은 학생들이 꽉꽉 탔다.

도착하니 한참 굿을 하고 있었는데,
거의 할아버지인 박수무당이셨다..신딸들도 여럿 있고.
학생들 도착한 다음에 한다고 작두 타는것도 미뤄놓으셨다 했다-0-
돼지(통채로;)를 삼지창에 끼어서 띡 세워놓기도 하고-0-(신기~)
그 돼지를 둘러 매고 작두 위에 올라가서 뭔가 외우시고
-_-;; 하튼... 뭔가 신기신기~

피보는거 무진 싫어해서 작두라면 치를 떨고
하면 어쩌냐 어쩌냐-0- 이럼서 갔었는데.. 모... 그게..
그냥 그렇더구만-_-(잘 안 봐서 그런가;;;)

굿 보러가서는 밥을 먹어야 복을 나눠받는다고 해서
세네시쯤 되었는데도 다들 점심을 또 먹고-(난 안먹어서 좋았지렁^^)
다시 또 시작..

재수굿과 넋굿이 합쳐져서.. 겹굿이었는데..
처음엔 재수굿 나머지를 했다.
재갓집식구들이 보자기로 재수를 받는 것도 보고..
챙챙 쇠가 울리는 것에 따라서 무당은 펄쩍펄쩍 뛰기도 하고..
소리도 하고...(할아버지가 참-_- 체력이 굉장;;)

그 담은 넋굿이었는데... 흠-_-;;
무당은 여자 옷을 입고 앉아서 장구를 치고 방울을 울리면서..
소리를 했는데... 쩝... 그.. 그것이..
바리데기 야그를 첨부터 끝까지 몽창 하는것이었다-!
분명 몇 십분은 걸렸을거다... 쿠아... 할아버지 대단하셔-0-
학생들도 다 졸고.. 재갓집식구들도 졸고..

바리데기가 7공주인데.. 일곱째를 낳을때까지 한명한명
태어나는 이야기를 몽땅 다 하고-0-
하여튼 무한동어반복의 연속-0-
니가 사람이냐 귀신이냐~ 저는 귀신이 아니옵고~(이건 외웠다 아주)
차마 조는게 민망해서 깨어있었더니 진이 다 빠졌었다-0- 커헉;;

그리고 나와서 부채(성인이 되길 기원한다는)와 칼(업을 끊는다는)
을 가지고 춤추고 넋 모신 상 주위를 돌고 하면서 끝이 났다..=0=

무섭다 무섭다 그래서 쫄았었는데 모..
별로 무섭진 않았고.. 흠;;
뭔가 국악 공연이라도 보는 듯.. 그런 느낌이었다.
구경간 사람들은 쳐다도 안 보더구만... 뭐. 원래가 그 굿 하는
재갓집식구들을 위한거니까..

끝나고 교수님이 남은 사람들(처음부터 안 간 사람도 있었고;;
중간에 사정땜에 간 사람들도 있고...)한테 맥주 사주셨당^^
말씀도 듣고... 그랬는데... 참.. 언니들이 많아서리..
(97.98 학번 언니들이라니.. 커헉; 까마득혀;;)

지하철을 두번이나 갈아타고 11시 넘어서 집에 왔다.
집에 오니 파김치-_- 에구에구 힘드류..
그래도 난생처음 굿이란거 봐서 잼있었다.. 신기하기도 하고.

뭔가 새로운 경험이었다아+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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