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파리의 연인을 보다.

Posted 2004. 9. 7. 20:32
'사랑은 꿈이자 환상이다.'
로맨틱 순정멜로(??) 라고 하는 파리의 연인.

한창 하고 있을 때 다들 난리였는데,
난 왠지 시큰둥-ㅅ-);; 해서..
주말에 하는거니까, 보기도 쉬웠건만, 흥~ 이러면서 안봤었다.

그러다가..
지난주에 어쩌다보니..ㅠ_ㅠ 외박계를 못 써서
집에 못 가고 주말 내내 기숙사에 박혀 있게 되어서..
너무 억울한 맘에 뭘할까..ㅠ_ㅠ 하다가,
학교 컴으로 파리의 연인을 보자+_+ 이렇게 되었다.
뭐.. 받아서 보는건 너무 시간걸리고.. 내 컴도 아니니까,
돈은 좀 들지만서도.. 그냥 핸폰 결재 슥 해버리고, 다시보기로.
그래도 패키지가 있어서 그걸로 했더니 훨 싸졌다.. 좋고나~



일단.. 드라마가 유치하긴 하다.
강태영 케릭터가 정말 답답하고 짜증나기도 하고,
저거 바보아냐-0-)!!! 라고 하고 싶은 때도 한두번이 아니고..
게다가 너무 연기가 짜증나는 점도..
(이래서 안봤었지.)

그런데.. 보다보니..
이것은..
바로바로 로맨스 소설인것이었다-0-)!!!!

더도 덜도 아니고 딱 로맨스 소설 그 자체.
부자+멋짐/ 그러나 냉혈한인 남자가 있는데
가난/ 그러나 순진+순수한 여자가 그 남자를 바꾼다.
에.. 거기다가 라이벌 한명.
거기다가 여자 쫒아다니는 남자도 한명.
이 완벽한 로맨스 소설의 바탕-0-)!!


보면서 다른건 다 휘리릭 넘기고,
한기주랑 강태영 둘이 나오는 장면에서만 뚫어져라..
므흐흐.. 좋고나~~ 뭐 이런 분위기랄까..
강태영이 거의 무식(?) 한 케릭터였다가
점점 인간이 돼 가는것도 재밌었고,
한기주가 냉혈한이었다가 점점 바보(?) 가 돼 가는것도 좋았다.
정말 사랑하는 사람들은 다 그렇게 바보가 되나봐.
보면서 흐뭇한 마음 어쩔 수 없고..



일단, 김정은이 연기한 강태영.
뭔가 정말 오버한 감은 있었지만.. 확실히 연기 잘했다.. 느낀게,
정말 처음에는 말괄량이 같았지만 점점 사랑을 하게 된다는 게
눈에 보이고.. 그렇게 되면서 성숙해 지는 걸 표현을 너무 잘했다.

어쩔 수 없이 헤어져야만 하는 상황에서 애절한 연기가 굿굿~
후반 한 5편에서는 거의 계속 우는데.. 우는 연기 잘하더라..
내가 너무 몰입하고 감정이입 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연기한다는 생각 안하고, 드라마 속에 빠질 수 있게,
그렇게 연기 참 잘했다.

뭐.. 가끔 너무 이상하게 생겨서..(손을 너무 많이 댔어..)
깜짝깜짝 놀랠 때가 있긴 해도..
이상하게 생겨 보이는 만큼, 어떤 장면에서는 너무 이뻐서 헤에ㅡㅠㅡ
이런 적도 있었으니까.. 쌤쌤이랄까.



다음으로, 이동건이 연기한 윤수혁~
에.. 역시 훤하다-0- 라는 생각이 만발하는..
처음에 그 이상한 바람머리와 턱수염.. 뭐, 자유의 상징이긴 해도,,
너무 지지분 했던 것이 문제임.
그치만 수염 깎고 나서는 정말 훠언하구나~~
근데 머리좀 빗지..ㅠ_ㅠ 라고 하는 장면이 한두개가 아니었다.

..그래도 연기 잘했고..
누군가의 말대로, 부잣집 도련님으로 하고싶은거 다 하고 커서,
가출까지 하고 연애도 무지하게 많이 했으면서,
강태영이 자기 안좋아하고 삼촌 좋아하는 걸 원망하는 건
정말 땡깡중의 땡깡이 아닌가~!
라고 생각이 되었지만..
뭐, 그런 게 대충은 이해될 정도로 연기 잘했다.
다들 절절해 하던 19화의 수혁..
흐미..ㅠ_ㅠ 그 장면 정말 연기 잘했다.
안녕^-^* 하면서 손 흔들다가 갑자기..
으흑흑..ㅠ_ㅠ 이런 표정으로 전환되는데..
한번에 모든 감정표현 완벽!
아아.. 정말 연기 잘하게 됐구나.. 감탄했다.

에.. 게다가 패션이 장난이 아니다.
처음에는 청바지에 티쪼가리로 뒹구는데다,
나중엔 하얀 자켓이나 가죽잠바에 진짜 이상한 별별 옷을 다 입는데..
어헉.. 키 크고 몸매 되니까 아무거나 입어도 멋지구나!
어째서 그렇게 이상한 자켓입어도 멋진거야.. 진짜 이상하다.
얼굴이 훤하니 다크써클도 멋지고 정신 나간 연기도 좋구나.
역시 얼굴과 몸매로-_-)b 모든 게 용서되는 사람이었다.




에.. 그리고.. 가장 헤ㅡㅠㅡ 이랬던.. 한사장.
난 원래 박신양을 정말정말 안좋아했는데..
박신양만 보면 자꾸 조폭 내지는 양아치가 연상돼서,
그런 이유가 파리의 연인을 안 본데 무지 큰 이유였다.
음.. 그런데..
처음에는 음 -_-) 이러고 보기 시작했는데,
냉철하고 막무가내에 성질 더러운 사장님이 뭐.. 내 고정관념 대로.
그러다가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는데.. 그게 더 내가 보기에 편했던듯.

솔직히 잘생겼다고는 할 수가 없는데..
멋있다는...-ㅅ-);;
그냥 냉철한 무표정도 뭐.. 꽤 멋있는데다가,
양복이 엄청시리 잘 어울리는 사람이었던거다.
(하긴.. 지나다가 박신양 양복광고를 보면 헤ㅡㅠㅡ 이러긴 했다.)
그래도 그렇지, 특별히 협찬했다는 양복은 너무나 어울려버리고..
시대에 맞지 않는 포켓칩과 그.. 특별제작 넓은 넥타이..
게다가 보고있자니 양복이 몸에 딱 피트되게 만들어져서
거의 옷태가 환상이었다=0=);;
사장님 복장이 진짜 느끼하긴 느끼한데,
괜히 무지하게 멋진것이었다.. 커헉;;

게다가 처음에 소리 버럭 지르고 할땐 진짜 구려!! 이랬는데..
점점 태영과 사랑에 빠지고 난 뒤로는 정말 매너있고 멋지고..
여자에게 꿈과 환상을 심어주는 일은 골라서 하는 한사장.
흐미.. 정말 사람들 사이에 시든 꽃처럼 앉아있는데,
그걸 구제해서 차 태워서 집 앞까지 데려다주면.. 정말 환상이지.

게다가 사랑에 서툴고 감정에 서툰 사람이 애쓰는 모습은 정말이지..
태영에게 고백할때..
"너란 여자, 내가 좋아하고, 연애하고 싶다고.
다른 사람은 어떻게 말하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서툴러서 이렇게 밖에 못 말하겠다고."

라든가,
"너 없이 내가 어떻게 사니"
라든가,
"사랑하니까 보내주는거야"
(조금 상투적이지만 장난 아닌 임펙트)
라든가.. 정말 그 무뚝뚝한 사람이 저렇게 말하는데.. 흐미흐미..
(대사들 정확하지 않음.. 대략 생각나는 대로..)

게다가 소소하게 귀여운 모습은 뭐라 말할 수가 없었다.
진짜 이건 박신양 그사람이 멋져서 그런 건 아닌데..
한사장이 진짜 멋졌다. 연기 잘해서 그런가??
이것은 작가의 역량인것이야..ㅠ_ㅠ 작가들 정말 존경존경!



에.. 그리고 문윤아를 빼놓을 수가 없는데..
에휴.. 첨엔 진짜 재섭서=0=)!! 머 저런애가 다있어~~
이랬는데...
에.. 그렇게 제대로 된 악역 찾기도 힘들거야.
게다가 애가 점점 불쌍하게 보이면서..
계략을 짜도 불쌍하게 보이는 악역이면 성공한거 아니냐.
나올때마다 샤방하게 이쁘고 머리도 무쟈게 이쁘고.
얄밉게 말하는 장면에서도 제대로 얄미워주시고.. 좋구려~~
머리를 쓰면서도 지지분하게 하지 않는 악역이라
꽤 괜찮았다. 그런데 좀 멍청하게 구는 면은 있으나..
아무리 한기주에게 면박당하고 그래도 끈질기고..
얄미운것도 왠지 이쁜 면이 있어서.. 악역으로선 좋았음!!





에.. 이 드라마의 메인 아이템이라면..
삼촌인 줄 알았던 형.

17살 미혼모가 낳은 아이를 동생으로 만들었다는 건,
뭐.. 소설 속에서 상상할만 한 것이긴 하지만서도..
삼촌인 줄 알고 살아왔던 게 형이었다!!
게다가 그 삼촌한테는 사장자리건 엄마건 다 뺏겨왔다!! 라거나,
이제 자기 좋아하는 여자도 삼촌한테 뺐겼다..ㅠ_ㅠ 에다가,
엎친데 덮친 격으로 그걸 알고 있는 사람이 폭로하겠다고 협박하는건
응용문제중에 최상급!!
게다가 돈내놔등이 아니고 결혼을 빌미로 협박이라니~~
이건 정말 같은 수학공식에서 나올 수 있는 가장 훌륭한 문제랄까.
사람들을 엮어 놓은 솜씨가.. 진부한 기본소재에서
상당히 멋진 상황으로 만들어 놨다. 정말 작가들 원츄!!
(삼촌=형 설정듣고는 저런건 생각도 못했다가 갑자기 화들짝~~놀랬다)




파리의 연인을 난 거의 나흘만에 다 본것 같다.
20편밖에 안되긴 하지만 한 편당 1시간이 살짝 넘어가는 걸 생각하면,
20시간을 컴 앞에 앉아있었다는 소린데..
마지막 날은 정말 밤을 꼬박 새서 보고 엎어져서 잤음..
(마지막편 보고 나니 동이 트던데..)
18편정도까지 보니까 정말.. 도저히 끝을 내지 않고는 잠이 안오겠더만..
그래서 끝까지 다 봤다.
멍한 정신에서도 끝까지 다 본 이유는..
이 드라마, 재미있다.
늘어지지 않고, 이야기 구성이 좋고, 사건 터트리는 것도 타이밍 좋고.

다음편을 봐야겠다+_+ 어떻게 될 지 궁금하다+_+ 라는 게,
이 드라마를 그렇게나 몰아서 끝까지 봐 버린 이유.
15편 넘어가면서부터는 좀 이일 저일 막 터지고,
18편 넘어가면서부터 태영이는 계속 쥘쥘 짜지만,
그에 비례하여 망가지는 윤수혁 보는 맛도 쏠쏠하고,
19편에서 화사한 이동건도 좋아버리고,
게다가 결정적으로 점점 로맨티스트가 돼 가는 한사장을 보는 재미가..
->그렇다!! 난 결국엔 한기주를 보고 침 쥘쥘ㅡㅠㅡ 흘리는
신데렐라병 환자인지도 모른다. 그러나...ㅠ_ㅠ

그러나..ㅠ_ㅠ 그렇게만 보기엔 정말 너무 보기 좋았단 말이지..
처음의 한사장도 돈도 지위도 명예도 있었지만,
그땐 별로 보기 좋지 않았다.
내가 보고 좋았던 건, 냉철한 사람이 로맨티스트가 돼 가는 과정.
순수한 여자가 한 남자를 그렇게 만드는 과정이랑
둘이서 알콩달콩 노는 장면, 사랑에 서툰 사람들이 어떻게든
서로 행복하게 해 주고 싶어서 안달하는 장면.
그런걸 보면서 헤~~^0^ 이렇게 되는 것이다.

이런 걸 보고 좋아하라고 이런 드라마를 만든 거겠지 분명히.
이런 걸 보고 좋아하라고 로맨스 소설의 주인공인 남자들은
처음에 다 소리를 버러럭 지르고 성격 나쁘게 나오는 거겠지.
그런 성격 속에 숨어있는 여린 맘.
상처받기 쉬운 마음이 여자의 보호본능을 매우 자극하는 것 같다.
역시나, 한기주가 강태영을 잃고 맘 아파하는데..
증말 보호본능을 자극하더라..

그리고, 회사가 위기에 처해서 항상 당당하던 사람이 풀 죽어있는데..
혼자 '그럴땐 안아줘~ 안아줘라~~' 이러고 있었다.
(결국 강태영이가 안아줬다.. 당연한 수순이라고 봄)



에.. 그런데 이 드라마가 로맨스 소설과 너무 차이나는 측면이 있는데..
바로바로..
'씬' 이 너무 적다는 거다.심~~ 하게 적다.
키스신도 딱 두번 나온다. 포옹도 잘 안해.
머 이래~~~~~~~~~~~~~~~~~~~~~~~~~~ 버러러럭~~~
보면서 정말 성질 버럭버럭버러럭~~~
아니, 정말 심각한 드라마도 많고 많으면서,
하필 이렇게 로맨스를 강조하는 드라마에 왜 씬이 안나오나!
분위기 잡는 장면은 매우 많다.
촛불켜고 와인마시고 그런 장면 자주 나옴. 그러나..
약혼하고 여행도 가는데 거기서도 매우 플라토닉.
내가 너무 응큼한건가? 아니야..ㅠ_ㅠ 그래도 이건 심했어.
진짜 심했다~~

'사랑은 꿈이고 환상이다'
라는 게, 이 드라마의 모토라서, 정말 환상적으로만 그린 것 같긴 하다.
로맨스 소설! 이라고 생각하고 보는 나에겐 불만 중의 하나였음.



에.. 그리고 다들 전부 다 소설이라는 결말에 불만을 가져서..
진짜 이상하게 끝나나부다..ㅠ_ㅠ 어떡해.. 등등 끝나갈수록
맘이 조마조마해서 혼났는데...
그래도 본 스토리는 나름대로 상큼하고 분위기있게 끝나줬고,
나머지는 뽀나스~ 라는 기분으로 봤기 때문에.. 그냥 괜찮았음.
본편이 그렇게 재회~ 라는 기분으로 끝나지 않았다면,
나도 같이 엄청나게 분개했을 것인데..
그래도 그 동안 괜찮았던 분위기, 끝에 망치지 않고 잘 갔다.
음.. 그냥 끝에 그건, 다른 이야기가 플러스 된 거라고
생각하기로 하면 맘이 편할 것 같음.
나에게 본편 파리의 연인은, 그냥 그렇게 다시 만난 걸로 끝.
뒤에 무슨 다른차원의 한기주와 강태영은,
또 다른 상상의 여지를 남겨주는 거라고 생각하련다.





'파리의 연인'.

음.. 모기의 연인이라든가, 다른 별명도 많았지만,
이국적이고 낭만적인 '빠리' 가 들어가서 더 분위기 있어진..
정말 로맨틱 순정맬로 드라마.
나에게 사흘동안 불면의 밤을 주고,
행복한 상상의 여지를 주고,
사랑에 설레이는 체험을 줬다.

개인적으로, 파리의 연인은..
광고의 연인이라고 생각하지만..
(GM자동차에서부터 핸드폰, 악세사리에서 의상까지.
심하다 정말 심하다.. 간접광고 왕이다.)
그렇게나 몰아서 보고 싶을 만큼, 재밌는 드라마였다.
차라리 몰아서 봐서 더 재밌었는지도 모르겠고..
(그거 못기다려.. 나 속타 죽어..)


하튼, 파리의 연인. 다시 볼 기회가 있을런지 모르겠지만.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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