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디냥 2008. 12. 20. 02:08

오랜만에 괜히 검색질을 시작해서 잠도 못자고 이게 뭥미..
금요일 저녁이라 그나마 괜찮지만
인생 사는게 이렇게 어려워서야
저녁에 먹은 게 소화도 안되고 속에 그대로 남아있고
커피는 왜마셨는지 아직도 볼은 새빨개서 완전 촌아가씨가 따로 없고
모든 걸 버리고 주저 앉고 싶은 마음과 당장 집 밖에 뛰쳐나가서 뭔가 해야할 것 같은
마음이 공존하고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과 전혀 돌아보고 싶지도 않은 마음이 공존하는 이 밤.
숙제는 가득인데 손도 대지 않았고 세탁소에는 맡길 것과 찾아 올 것이 있고
내일은 가야 할 곳과 가고 싶은 곳이 있는데 어떤 걸 선택해야 할까.
세상엔 참 많은 길이 있는데 그 중에 내가 갈 길은 딱 하나.
선택했으면 뒤돌아보지 말고 손해봐도 손해본 게 아닌 척 하고 잘 선택해도
그러려니 하고 그렇게 살자고 맹세 맹세 맹세 했으면서도 가끔씩은 흔들리고
거울을 보면 내가 예뻐 보였다가 너무 못나서 그냥 없어져 버려야겠다 싶고
점점 예뻐지는 것 같아서 좋아하다가 세상에 그런 마음 어디서 났는지도 모르게
점점 구려지기만 하고
한살이라도 나이 들기 전에 해 보고 싶은 거 다하고 그러자 생각해도
지금까지 안했는데 내가 20살때도 19살때도 안했는데 지금 그게 되겠냐?
스무살 땐 서른살이 되고 싶진 않았지만 사는 건 딱 그때처럼 살았고
모든 게 귀찮았고 하기 싫었고
그래도 지금와서 후회하진 않지. 왜냐면 지금도 그러니까.
나는 나 일 뿐 마음이 분리되어서 싸우는 일도 없고
누구는 양 어깨에 천사와 악마가 서로 싸우고 이래야 해 저래야 해 한다드만
난 전혀 그런 것도 없고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일도 없고
내가 결정한거면 10분 후에도 10년 후에도 내가 결정한거고
그땐 내가 내가 아니었지 왜그랬지 하는 일도 없고
그냥 맘이 가는 대로 하질 않으면 몸 상해 쓰러지니까 그냥 맘 가는 대로 해야하는거지.
그러니까 결론은 맘 가는대로 이 밤을 새 버리자. 그러자.
그리고 커피 따윈, 저녁 먹고 나서 마시는 커피 따윈 내다버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