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옛날 이야기/제로보드 백업
Evangelion.2003.EOE.(진심을그대에게).
캔디냥
2003. 11. 20. 02:05
이상하게도 자꾸 보게되는 것들이 있다.
실은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데...
오늘 또한번 돌렸다..
Evangelion.2003.Renewal.
EOE.(진심을그대에게)
엔드 오브 에반겔리온. 진심을.. 그대에게..
제일 처음 봤던건.. 애니동호회(????) 였던가..
아니면 Death만 봤던가.. 기억은 잘 안나지만,
하튼 그때 극장판을 한번 봤더랬다.
(학교 특활부인 주제에 매시간 애니보고 좋았더랬지..)
그때는 당췌 이해를 못해서..
당욘하지.. Death&Rebirth는 티비시리즈의 축약인걸.
저언혀 사전정보도 없이 그런걸 띡 봤으니 이해 안되는게 당연.
그때는 파일 다운로드는 커녕 인터넷도 힘들던 시절.
3분짜리 클램프 X 파일 받겠다고 하드를 연결하던 시절이었으니..
하여튼 동생이 저용량으로 에바 시리즈를 쫙 구해서
나만 좋게 됐었다-ㅅ- 2배속으로 미췬듯 해치우고 나서
극장판은 제대로된걸로.. 두장짜리로 된걸로 막 구해서 봤다.
아, 에바가 이런거였구나..
이래서 사람들이 그렇게 다들 감탄하고 욕하고 그랬었구나..
이거 당췌 몇년전에 나온건데-ㅅ-) 난 이제야 봤다..
(<-시대와 상관없은 인간)
하여튼 지금 봐도 별로 손색 없는 퀄리티.(특히 EOE)
게다가 그 심오함(난해함?) 이라니.
사실 그 Death&Rebirth까지는 그런대로 재미있게 볼 수 있다.
그런데... EOE가 되면서는 그게 안된다.
너무.. 너무 이상하다.
짜증이 막 난다.
제대로 보고 나면 막 토할것같으다...
(정말 극장에서 봤으면 그냥 쓰러졌을것임)
그런데도 생각날때마다 보는건 왜냐..왜냐구.
너무나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인간의 본심.
나도 들여다보기 싫은 속까지 샅샅이 파헤치는..
피하고만 피하고만 싶어져서 정말 토할것같으다.
내가 신지였다면..
반드시 돌아온다고 장담할 수 없어.
그야, '자신'이 없다는 건 너무나 싫지만,
그래서.. 더 이상 아파하지 않아도 된다는 건.. 그렇다는건...
'타인의 공포' 라는 건, 너무 두렵다.
AT필드가 타인을 상처입히는것도,
내가 나에게 상처를 입는 것도 싫다...
정말 생각해 보면 싫은것 투성이.
그러니까 돌아오지 않을지도 몰라.
나와 타인의 구별이 모호한채로, 그대로 있을지도 몰라.
다시한번 상처입어도 좋다는 신지는 정말 용감하다고 생각해.
그 용기에 박수를.
어쩌면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있을 거라는
그 나약하지만 너무나 강한 '희망'에 부러움을.
"그럼, 나의 꿈은 어디?
그것은, 현실의 연속.
나의 현실은 어디?
그것은, 꿈의 끝이야."
...
"현실은 알지 못하는 곳에,
꿈은 현실의 속에.
그리고 진실은 마음속에 있어.
사람의 마음이,자기자신의 형태를
만들어 내고 있으니까 말이지.
그리고, 새로운 이미지가
그 사람의 마음도 형태도 바꾸어 버려.
이미지가, 상상하는 힘이, 자신들의 미래를,
시간의 흐름을, 만들어 가니까.
단, 사람은 자기 자신의 의지로
행동하지 않는다면 아무 것도 바꿀 수 없어.
그러니까, 잃어버린 자신은,
자신의 힘으로 되찾는 거야.
가령, 자신의 말을 잃어도.
타인의 말에 혼란스러워져도.
스스로의 힘으로 자기 자신을 이미지 할 수 있다면,
누구라도 사람의 형태로 돌아갈 수 있어."
그러니까, 꿈은 현실의 연속.
현실은 꿈의 끝.
그리고 진실은 마음속에.
스스로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현실도피를 하지 말아라.. 라는 말인데...
모두모두 나에게 말하는 것 같아.
정말 이런걸 직접 맞닥뜨리면 어지러울 뿐.
(그야말로 토해버리고 싶은 기분이 되는거지.)
회피하고 회피하고 또 회피하려던 것을 결국은 마주보았을 때,
그때의 기분.
그야말로 '이야~~~~~~~~~~~~~'의 기분.
(신지의 절규처럼.)
그런데도 계속 보고있게 되니, 신기한 일이지.
홀린것 같이.
보고 있었을 때에는 뭔가 많은 생각이 스쳐지나갔지만,
보고 나서는 그 대사들이 하나도 머릿속에 남아있는게 없다..
(머리가 나쁜건가?)
아, 제일 마지막으로 생각했었던 건..
유이는.. 유이는 어떻게 그럴 수 있었던거지..
어째서 지구도 달도 태양도 없는 세상에서
단지 혼자서..(타다 히토리데)..
어떻게 그런 결심을 할 수 있었는지.
광막한 우주속에 단 하나의 의지. 상상조차 할 수 없어.
생각하는것 만으로도 숨이 갑갑해져.
사요나라.. 라고 말하는 부분에선 대략 정신이 머엉..
알고 있었으면서 마음이 아리는걸 어쩔 수 없었다.
생각조차 하기 싫은 일.
어쩜 그렇게 행복한 표정으로 그렇게 쓸쓸한걸 말할 수 있는거지?
진정한 의미의 '강한 사람' 이란 저런것.. 이라고 생각했다.
최고지 정말.
EOE.. 언젠가 이 감정을 잊을때까지 안녕.
당췌 정체가 뭐였는지 궁금해질때
또 한번 볼지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