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디냥 이야기/Stories

화를 안내면 이상한건가

캔디냥 2010. 7. 5. 13:23

난 화를 잘 안낸다.
머 누구나 화가 날 만한 것, 이를테면
어린 여자아이들을 어쩌구 한 @#%#$^ 한 놈들에겐 화가 난다.
우리나라의 이익을 지켜야 할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다른 나라에 훌렁 뭘 넘겨버리거나 그랬을 때도 화가 난다.

근데 개인적인 일엔 화를 못 낸다.
학교 다닐 땐 특별히 화를 낼 일이 없었지.
한번 본격적으로 화를 내야 할 일이 있었는데,
선도부였을 때, 내가 맡고 있던 반 애들이 내가 좋은 말로 신신당부 한 사항을 어기고
다른 위원한테 위반 사항을 걸려 버린 것.
그때도 화를 못낼 것 같은데 그건 아닌 거 같아서 멘트를 준비하고 연기 (;) 하였다 ㅋㅋ
그러고 나니 내가 외려 휘청거리고 심장뛰어 죽을 것 같았던 기억이..
또 어릴 땐 동생이랑 싸울 땐 막 화를 냈지만 그때도 잘 못냈다. 막 버벅거리기나 하고.
최근에 같이 살지 않으니 그 전처럼 티격태격할 일은 없다.
친구랑 싸울.. 일은 없었지만 맘에 안들면 걍 안봐 버리니까 ㅎㅎ 화내지 않고.

직장 들어와서는 화를 내야 할 때가 많았는데
그냥 화를 못냄. 그냥 못내는거돠..
누가 불합리한 일을 시켜도 버러럭 못하고 귀찮은 걸 시켜도 걍 하고
다른 부서에서 업무협조를 안해줘도
화를 못낸다 음...
(근데 이런 경우 걍 하면 되기도 하고 어차피 우리 부서가 다른 팀 도와주는 부서이므로
내가 일 안하면 상대편이 곤난한데 흥 협조 안해주면 일 안해주면 되지 마인드)
민원인이 욕을 해도 이상한 전화가 와도 화를 못내고...
(욕은 나한테 하는 게 아닌게지, 하면서 한귀로 흘리고, 이상한 전화에도
급방긋+친절모드로 오히려 약을 살살 올리고는 한다능 ㅎㅎ)

생각해보면 곰돌씨가 지나치게 짖궂은 장난을 쳐도 화 못내고 히잉.. 그러고 지나가기도 하고
이건 화 내도 되지 않나 싶은 것도 화를 못 내고 지나가는 경우도 꽤 있긴 하다.

근데 같이 일하는 분은 좀 다혈질이라 버럭 + 까칠모드로 종종 변신하고는 하는데,
뭐 본심이 나쁜 건 아니라서 + 나도 본심이 아닌 거에 당한 건 좀 잘 까먹는 스타일이라
나한테 까칠한 건 잘 까먹고는 해서 무난하게 일하고는 있당.
한편 엊그제 나한테 어떻게 그렇게 화를 안내냐고 하는데 @_@
내가 그렇게 화를 안내는 스타일이었나, 이러면 안되나, 고민에 빠졌음.


내가 화를 안내는 건 뭔가 기본 성격이 그런 것 같기도 하궁
엄마를 닮은 것 같기두 하구 (울 엄마는 초특급 방글방글이! 다만 요즘 까칠하드만...)
화를 내면 뒷감당이 귀찮으니까 화 내는 걸 회피하는 것 같기도 하고.
여러 모로 생각해본 결과,
화 못내서 귀찮은 점은 머 별로 없다는 거.
동글동글 미끌미끌(?) 하게 살자고. 문제점을 회피하며 뺀질하게시리..

아, 화를 안내는 대신 스트레스 해소법은 있는데,
그 전엔 팬질이었고 그 후엔 채팅이었고 그 후엔 라그였고 그 후엔 미드랑 모닝구였고
그 후엔 비즈와 직조, 그 후엔 퀼트, 그 암엔 와우인듯.
오늘도 아제로스에서 칼질하세!
(->결론이 이상하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