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초속 5센티미터 - 거기에 의미는 있는 걸까.
다케모토는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에도 의미는 있다, 고 말했다.
과연 이루어지지 않은 것에도 의미는 있는 걸까.
무언가를 끊임없이 구하고, 찾는 그 상황 자체로도 의미가 있는 걸까.
'초속 5센티미터' 도 끊임없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에 대한 의미를 찾는다.
전해지지 않은 편지에는 의미가 있는 걸까,
그 사람을 만나기까지 맘 졸였던 시간들에는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
보낼 사람이 없는 메일을 쓰는 것에는 의미가 있는 걸까,
응해주지도 않을 사람을 좋아하는 마음은 어디로 가는 걸까.
만나지지 않을 사람을 기다리는 마음은 도대체 어떤 의미인가.
사실은, 예고편에 반해 특유의 아름다운 영상과 작화를 보러갔다가
그보다 더 큰걸 얻어 돌아왔다.
충동 구매도 아닌 '충동 예매'였지만, 정말 후회하지 않아, 보러간 것.
신카이 마코토 상, 정말이지 굇수..ㅠ_ㅠ 정말 미워.
영화는 짧은 세 편을 모아 이루어져 있다.
제 1화, 벚꽃이야기, 제 2화 코스모나우트, 제 3화 초속 5센티미터.
제 1화, 벚꽃이야기 (櫻花抄), 아카리와 타카키의 마음이 이어지는 순간.
아카리와 타카키는 전학으로 헤어지게 되는데, 어느 겨울 날,
타카키는 아카리를 만나러 기차를 타지만 폭설로 발이 묶이고 만다.
누구나 그런 순간이 있다. 지금의 내가 되는 계기가 되는 그 순간.
어린 나이라도 스스로에겐 중요한 순간. 인생을 결정하게 되는 계기.
새로운 길을 가고, 눈물을 담아 편지를 쓰고.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맘을 졸이고,
조금이라도 빨리 도착하고 싶은데 상황이 허락하지 않아 찢어지는 마음.
1분이 영원과도 같고, 울지 않기 위해 필사적일 수 밖에는 없는 상황.
아, 맞아. 나도 그런 적이 있었지.
열차가 멎을 정도로 미친듯이 내리는 눈을 본 일도 있어,
타카키가 탔을 법한 일본의 시골 열차를 타 본 적도 있어서
나에겐 타카키의 마음이 너무나 절실하게 전해져 왔다.
헤어짐을 아쉬워 하고, 만남을 기뻐하고.
사람을 만났다는 것 만으로도 그 전의 나와 그 후의 내가 달라진다.
누구에게라도 있겠지, 이런 일.
삶의 무게가 와락 덮쳐오고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두려워져오고
내가 부족해서 지금의 행복이 오래 가지 못할 것을 예감하고
갑자기 마구 슬퍼져오는 그런 일이 있다.
누구에게나 있지만 뭐라 말할 수 없는 감정,
누구에게나 있지만 너무 사소해서 이야깃거리조차 되지 않는 마음.
어느 누구의 마음에나 깊이 감춰져 있을 추억.
아아, 어떻게 이런 마음을 끄집어 낼 수 있지.
제 2화, 코스모나우트. 어디로도 가지 못하는 두 사람의 마음.
고등학생이 된 타카키, 타카키를 좋아하는 카나에. 집에 같이 가기 위해
기다리기도 하고, 언젠가 고백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다.
역시, 신카이 마코토 상은 우주를 좋아하는구나, 메일도.
첫 화면이 완전히 나를 사로잡았다.
풀들이 부드럽게 흩날리는 화창한 날, 언덕에서 바라보는
바다로부터의 일출. 게다가 하늘 저편엔 지구의 그림자.
어떻게 된거야, SF로 가는거야, 라고 잠시 생각하기도.
같은 곳을 바라보지 않는 두 사람은 슬프다.
타카키의 옆엔 스스로 정해 놓은 그 사람이.
갈 길을 잃은 카나에. 그렇지만 스스로 깨닫지 못했지만 알고 있을거야.
처음부터 마지막 장면은 예정되어 있었지만
예감했다고 해서 슬프지 않은 건 아니다.
자기가 원하는 걸 알고 있고 이뤄내는 카나에에 비해
타카키는 우주 끝까지 가는 로켓처럼 한없이 먼 곳을 보고 있는 걸.
하나에가 말했던 '시나이데'. 알고 있었잖아. 나름대로 정말 현명한 아이.
아아, 역시 이뤄지지 않을 마음은 어디로 가는 걸까.
내가 원하는 걸 주지 않을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내일도 모레도 좋아할 거라고 말하는 카나에.
카나에의 두근두근하는 마음이 전해져와서,
어디로 갈지 모르는 자유롭고도 혼란스러운 기분이 전해져와서,
타카키의, 먼 곳을 바라보고 있지만 어디로도 갈 수 없고
과거에 뭔가를 남겨 놓은 것만 같은 상황을 너무 똑똑히 알 수 있어서,
전부를 합친 것 보다도 훨씬 마음이 아팠다.
바보스럽고 안타깝고 사랑스러워요. 전부 어떻게 그렇게 아름답니.
제 3화. '초속 5센티미터'. 계속해서 엇갈리는 인생을 사는 두 사람.
어른이 된 타카키와 아카리. 각자의 인생을 살고 있는데..
뮤직비디오 형식으로 보여주는 어른이 된 타카키와 아카리.
타카키는 역시나 손에 잡히지 않는 듯한 삶을 살고 있고..
너무 먼 곳을 바라봐서인가, 현실에 발을 붙이지 못하는 것만 같은 느낌.
스쳐지나가더라도 이제 서로 알아보지 않는거지,
계속 엇갈려 가는거다.
이어지지 않는 안타까움, 서로를 아직도 기억하는 그 자체로 안타깝다.
그리움, 아쉬움, 마음이 저릿한 향수.
배경으로 흐르는 가사대로 어디서든지 그 사람을 찾고 있는 마음이
나에게도 넘치게 전해져 손 끝 발끝까지 차올랐다.
이미 원래 있던 노래라고 알고있는데,
이렇게나 가사가 절절하게 맞을 수가 있나,
'이쯔데모 사가시떼 이루요' 로 시작하는 주제가는
정말 그대로 타카키의 마음이라서,
기억과 그리움에 발이 묶여서 어디로도 갈 수 없이 그 사람을 찾고 있다.
실제로 타카키같은 남자가 있다면
이제 그만 성인이 되라구, 자라나라구! 하면서 퍽퍽 때려주고 싶은 마음이지만
어쩌겠나, 어디로도 가지 못하는 마음을 다스리는 건 너무 힘들어.
노래도 영상도 마음에 눈물로 강을 흐르게 할 만한 것들 뿐이야.
어딘가 한구석에서 잠자고 있을 추억들을 마구 자극하는 기분.
아쉽다거나 안타깝거나 한 기분은 있지만,
놔 줘야 하는 건 맞으니까, 이런 결말도 괜찮아요.
지브리의 애니와는 달랐다.
1인 제작이 원래의 스타일이었던 신카이 마코토상.
이번에는 도움을 받았지만
엔딩롤의 이름은 턱없이 짧고 감독 각본 작화가 전부 신카이 마코토상.
정말 대단한 사람.
사람 마음의 미묘한 순간을 너무나 잘 이야기하는 사람.
영화도 이렇겐 못할 정도로 모든 장면을 영화처럼, 수채화처럼, 순정만화처럼,
소설처럼 잡아낸 사람.
모든 장면이 일러스트가 되어도 괜찮을 정도의 굉장한 장면.
첫화면부터 끝까지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눈을 깜빡이는 것 조차 아쉬웠어.
어째서 이렇게나 아름다운 빛을 그려 넣은거야, 볼수록 울고 싶어졌다.
왠지 그리운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황혼의 교실.
맘 속에 언제까지나 남아 있을만한 벚꽃이 흩날리는 거리와 기차 건널목
눈이 내리는 플랫폼.. 떠올리기만 해도 맘이 아려오는 열차의 장면.
도시의 구름 위를 나는 새의 영상.
차창 밖에서 바라본 타카키의 표정..
모두 정말 작화가 대단해서... 한숨이 나올 정도였다.
게다가 코스모나우토의 첫 일출.
말도 안될 정도의 하늘. 그 장면, 분위기. 총천연색의 꿈을 꾸는 듯한 기분이었다.
섬세하고 아름다웠던 로켓 발사의 장면도 정말..
그 화면, 영상, 연출, 감정, 전부... 너무 멋져서 머리가 어지러웠어.
스쿠터를 타고 달리는 장면, 시골길도 전부 마치 영화같았다.
정말이지 예뻤어.
3편도 말할 것 없이.. 노래가 나오는 순간 숨이 막혀서
머엉 하니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사소한 순간, 평범한 장면에서 향수를 끌어내는데 정말 탁월하다.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나 '별의 목소리'에서부터도 알고는 있었지만.
이런 영상을 볼 수 있다니, 영화관에서 보길 잘했다, 잘했어 라고 계속 생각했다.
일반 사람들이 많이 오는 타임이라 어떨까 싶었던데다
애들도 많고 전대물 광고까지.. 걱정을 했었지만 막상 봤을땐 분위기가 괜찮았다.
나름 작은 관이 전부 영화에 집중한다는 게 느껴졌으니까.
다만 애니메이션이라고 어린애를 데리고 오는 건 그만둬주세요,
특히 이번같은 경우엔.
학창시절을 이미 거친 사람이 아니라면 조금 이해하기 어렵지 않았을까,
초등학생은 관람 연령가라고 해도 정말 재미 없겠지. 이런 잔잔하고 쨘한 영상.
한쪽 구석에서 조금 칭얼대더라도 지루하겠구나, 라고 이해를.
그래도 반수 이상의 사람들이 엔딩 롤이 올라갈 때까지 앉아 있어서,
아, 그래도 이런 장르 이해하는 사람들이 왔구나
아니면 모르고 왔더라도 엔딩롤을 보고 갈 정도로 빠져들어 주었구나라고 생각해서
상당히 기뻤다.
보는 동안 내내 행복했던 영화.
하나 더 늘었다. 기쁘다.
One more time, One more chance
다시 한번 시간을, 한번 더 기회를
これ以上何を失えば 心は許されるの
(코레이죠- 나니오 우시나에바 코코로와 유루사레루노)
이 이상 뭘 잃어야 마음이 허락되나요?
どれ程の痛みならば もういちど君に會える
(도레호도노 이타미나라바 모- 이치도 키미니 아에루)
어느 정도의 아픔이라면, 다시 한 번 그대를 만날 수 있나요?
One more time 季節よ うつろわないで
(One more time 키세츠요 우츠로와나이데)
One more time 계절이여, 변하지 말아요…
One more time ふざけあった 時間よ
(One more time 후자케앗타 지캉요)
One more time 서로 장난쳤던 시간이여!
くいちがう時はいつも 僕が先に折れたね
(쿠이치가우 토키와 이츠모 보쿠가 사키니 오레타네)
서로 의견이 맞지 않을 때는 언제나 내가 먼저 양보했었죠
わがままな性格が なおさら愛しくさせた
(와가마마나 세-카쿠가 나오사라 이토-시쿠 사세타)
네 멋대로인 그대의 성격이 더욱 사랑스럽게 했죠…
One more chance 記憶に足を取られて
(One more chance 키오쿠니 아시오 토라레테)
One more chance 기억에 발이 묶여서
One more chance 次の場所を選べない
(One more chance 츠기노 바쇼-오 에라베나이)
One more chance 다음에 갈 장소를 고를 수 없어요…
いつでも搜しているよ どっかに君の姿を
(이츠데모 사가시테-루요 독카니 키미노 스가타오)
언제나 찾고 있어요, 어딘가에서 그대의 모습을…
向いのホ-ム 路地裏の窓
(무카이노 호-무 로지우라노 마도)
반대편의 플랫폼, 뒷골목의 창문
こんなとこにいるはずもないのに
(콘나 토코니 이루하즈모 나이노니)
이런 곳에 있을리가 없는데도…
願いがもしもかなうなら 今すぐ君のもとへ
(네가이가 모시모 카나우나라 이마 스구 키미노 모토에)
소원이 만약에 이뤄진다면, 지금 바로 그대가 있는 곳으로…
できないことは もう何もない
(데키나이 코토와 모- 나니모나이)
불가능한 건 이제 아무것도 없어요
すべてかけて抱きしめてみせるよ
(스베테 카케테 다키시메테 미세루요)
모든 걸 걸고 안아 보일게요…
寂しさ紛らすだけなら 誰でもいいはずなのに
(사비시사 마기라스 다케나라 다레데모 이이하즈 나노니)
외로움을 달래기 위한 것 뿐이라면, 다른 아무나 좋았을 텐데
星が落ちそうな夜だから 自分をいつわれない
(호시가 오치소-나 요루다카라 지붕오 이츠와레나이)
별이 떨어질 것 같은 밤이기에, 나 자신을 속일 수 없어요…
One more time 季節よ うつろわないで
(One more time 키세츠요 우츠로와나이데)
One more time 계절이여, 변하지 말아요…
One more time ふざけあった 時間よ
(One more time 후자케앗타 지캉요)
One more time 서로 장난쳤던 시간이여!
いつでも搜しているよ どっかに君の姿を
(이츠데모 사가시테-루요 독카니 키미노 스가타오)
언제나 찾고 있어요, 어딘가에서 그대의 모습을…
交差点でも 夢の中でも
(코-사텐데모 유메노 나카데모)
교차로에서도, 꿈 속에서도
こんなとこにいるはずもないのに
(콘나 토코니 이루하즈모 나이노니)
이런 곳에 있을리가 없는데도…
奇跡がもしも起こるなら 今すぐ君に見せたい
(키세키가 모시모 오코루나라 이마스구 키미니 미세타이)
기적이 만약에 일어난다면 지금 바로 그대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新しい朝 これからの僕
(아타라시- 아사 코레카라노 보쿠)
새로운 아침을, 앞으로의 내 모습을
言えなかった“好き”という言葉も
(이에나캇타 스키토유- 코토바모)
말하지 못했던 "좋아한다"는 말도…
夏の想い出がまわる Uh…
(나츠노 오모이데가 마와루 uh)
여름의 추억이 머릿속을 맴돌아요 uh…
ふいに消えた鼓動
(후이니 키에타 코도-)
갑자기 사라진 고동…
いつでも搜しているよ どっかに君の姿を
(이츠데모 사가시테-루요 독카니 키미노 스가타오)
언제나 찾고 있어요, 어딘가에서 그대의 모습을…
明け方の街 櫻木町で
(아케가타노 마치 사쿠라기쵸-데)
새벽녘의 거리 사쿠라기쵸에서
こんなとこに來るはずもないのに
(콘나 토코니 쿠루하즈모 나이노니)
이런 곳에 올리가 없는데도…
願いがもしもかなうなら 今すぐ君のもとへ
(네가이가 모시모 카나우나라 이마스구 키미노 모토에)
소원이 만약 이루어진다면, 지금 바로 그대가 있는 곳으로…
できないことは もう何もない
(데키나이 코토와 모- 나니모나이)
불가능한 건 이제 아무것도 없어요
すべてかけて抱きしめてみせるよ
(스베테 카케테 다키시메테 미세루요)
모든 걸 걸고 안아 보일게요…
いつでも搜しているよ どっかに君の破片を
(이츠데모 사가시테-루요 독카니 키미노 카케라오)
언제나 찾고 있어요, 어딘가에서 그대의 흔적을…
旅先の店 新聞の隅
(타비사키노 미세 심분노 스미)
여행간 곳의 가게에서, 신문 구석에서
こんなとこにあるはずもないのに
(콘나 토코니 아루하즈모 나이노니)
이런 곳에 있을리가 없는데도…
奇跡がもしも起こるなら 今すぐ君に見せたい
(키세키가 모시모 오코루나라 이마스구 키미니 미세타이)
기적이 만약에 일어난다면, 지금 바로 그대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新しい朝 これからの僕
(아타라시- 아사 코레카라노 보쿠)
새로운 아침을, 앞으로의 내 모습을
言えなかった“好き”という言葉も
(이에나캇타 스키토유- 코토바모)
말하지 못했던 "좋아한다"는 말도…
いつでも搜してしまう どっかに君の笑顔を
(이츠데모 사가시테 시마우 독카니 키미노 에가오오)
언제나 찾게 되요, 어딘가에서 그대의 웃는 얼굴을…
急行待ちの 踏切あたり
(큐-코- 마치노 후미키리 아타리)
급행을 기다리는 건널목 부근에서
こんなとこにいるはずもないのに
(콘나 토코니 이루하즈모 나이노니)
이런 곳에 있을리가 없는데도…
命が繰り返すならば 何度も君のもとへ
(이노치가 쿠리카에스나라바 난도모 키미노 모토에)
생명이 반복된다면 몇 번이라도 그대가 있는 곳으로…
欲しいものなど もう何もない
(호시- 모노나도 모- 나니모 나이)
필요한 건 더이상 없어요
君のほかに大切なものなど
(키미노 호카니 타이세츠나 모노 나도)
그대 외에 소중한 것 따위 없어요…
가사 출처:네이버 지식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