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디냥 이야기/Stories

막장이어도 여전히

캔디냥 2008. 4. 6. 21:42
시간은 정말 무섭게 빨라서
벌써 꽃이 피고 새가 운다.
난 아직 주저앉아서 아무데도 가질 못하고 있는데
시간은 너무나 빨라.


이렇게 막장인데도 아직 망가지지 않는 내가 신기하다.
좀 더 막 살아도 될 것 같은데 이제
어째서 아직도 이렇게 건실하게 살고 있지
내가 하는 나쁜짓이라고는 방을 맘껏 어지럽히고
11시 반에 집에 들어가고
커피를 하루에 두잔이나 마시고
몰래몰래 몇개의 초콜릿과 오레오를 먹는 것 뿐이다.
난 너무 성실한 환자야...



좀 더 망가지고 싶어.
좀 더 마음대로 살고 싶어.
좀 더 뭔가에 미치고 싶어.
그렇지만 내가 제일 원하는 건 평화.
이걸 깨는 짓을 할 수가 없어서 모순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