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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뚱뚱하고 못생겼으니까.

캔디냥 2007. 9. 22. 09:12

너 미쳤구나, 라는 말을 들어도 어쩔 수 없는데,
요즘 '난 뚱뚱하고 못생겼으니까' 라는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언제나, 매 순간마다 저런 생각이 떠오른다. 미칠 것 같아.

거울을 보고 있을 때는 그나마 괜찮다.
아직은 나도 보는 눈이 남아 있으니까,
이 정도면 밉상은 아니지,
이 정도면 과히 뚱뚱한 건 아니지, 생각할 수 있다.

누군가 나에게 그렇지 않아, 라고 말해줄 때는 또 괜찮다.
진심으로 믿을 수는 없지만 그렇게 말해주니 그런갑다, 라고 생각되니까.
기본적으로 난 새빨간 거짓말은 잘 못하기 때문에,
그렇게 말하면 적어도 조금은 그렇게 생각하나보다, 싶다.

일종의 강박증이라고 생각하는데,
강박증이 아닐까 의심이 드는 것 만으로 희망적인 게 아닐까,
증상을 자각하고 있긴 한 거잖아.


어쨌든 Self-esteem이라고 하나, 자아 존중감이 제로인 상태.
아주 최근엔 난 맹하고 멍청하다는 생각까지 끼어들었다.
결론적으로 난 뚱뚱하고 못생겼고 맹하고 멍청하다. 이를 어쩔 것인가.

다루는 기계가 작동하지 않거나, 실수를 해서 엄청나게 혼이 나서
엉엉 울고 몸부림치고 울먹거리는 꿈을 매일 꾼다.
내용상 다 내가 맹해서 그렇다는 결론.
이건 꿈이야, 라고 생각해도 그 순간에 괴로운 건 어쩔 수가 없어서,
깬 후에도 멍-하니 엉엉 울던 기억이 남아있다.
그러다보니 밤에도 몇번씩 깨고, 힘이 들어서..



반대로 실생활에서는 필사적으로 할 일을 찾아내고,
메모를 가득 해서 잊는 일이 없도록 하고, 똑똑하고 깔끔하게 굴려고 노력하고.
운동하고 몸을 움직이는 게 왠지 의무적으로 느껴지고 계속 뭔가를 해야 맘이 편하다.

스스로도 미쳤구나, 생각은 하고 미쳤구나, 라는 말을 듣기도 했는데...
언제 괜찮아지려나. 언제쯤 되면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