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디냥 이야기/Stories

그냥 머리 아플 뿐..

캔디냥 2005. 11. 5. 22:10
며칠간 머리아픈 일이 터졌었다.

내가 대략 5년정도 회원으로 있으면서 간간히 들여다 본 일종의 포털
사이트인 'ㅇ'사이트가 있고, 그 중 익명게시판이 있었고, (이후 익게)
역시 5년간 마음주고 들렀던 거의 개인 사이트인 'ㅂ' 사이트가 있었는데..
난 거기 주인장을 좋아라했었다. (이후 주인장) 그러다가...
'ㅇ'사이트의 익명게시판에 어떤 사람이 'ㅂ' 주인장의 다이어리에 올렸던
일기를 편집해 올리고 매도, 게시판 회원들이 악플을 다는 일이 일어났다.

뭐랄까 양쪽을 다 나름대로 좋아하고, 양쪽을 대략 이해하고 있다는
내 입장에서 이런 일이 터지니까 상당히 난감하다.
이제는 완전히 감정싸움이 되고 있는데.. 참..


일단 발단은 아무리 오픈되어 있더라도 매우 개인적인 남의 다이어리를
편집해서 올리고 매도한 일. 그냥 '이 사이트 주인장 이상하다'고 한
정도가 아니라, 올린 사진을 편집해서 완전 이상하게 만들어놨다.
내가 정말 맘에 들지 않는 그 익명게시판의 특성인데, 정말 사람들이
익명으로 모이면 얼마나 아무 말이나 막 하게 되는지를 알 수 있다.
익명이고, 같은 집단에서 모인 사람들이고, 이런저런 이야기 하면서
동질감을 키워가고.. 그런건 참 좋은데, 역시 익명으로 모이면..
남 뒷담이 장난이 아니다. 익명 게시판의 제일 나쁜 점.
이번 일 뿐만이 아니고 남의 사이트나 싸이나 사진 올리고 뒷담 하는게
아주 딱 정떨어진다. 사실 그런 점 때문에 발을 끊기도 했었지만..
뭔가 이래서는 안된다는 자각을 가진 사람들도 많긴 하지만, 어디서나
익명 게시판은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렇게 올려진 뒷담..
나는 몇년간 그 주인장을 봐 왔고, 그 사람이 쓴 글도 읽었다.
다이어리에 그렇게나 사적인 일을 적은 건 완전 최근의 일로..
그렇게 글을 많이 읽고 밤새 채팅도 했고 메일도 보내고 별짓을 다했는데
처음 2~3년 동안은 아이디 정도만 알았고 사진도 본 적이 없었다.
이런 말 정말 쓰기 싫지만 자뻑이라는 이유로 매도를 당했는데, 그 사람을
나 처럼 오래 알아온 사람이면 그런 말 못할것이다.
정말 그런 사람이라면 처음부터 사진 올리고 다이어리 공개했지..
몇 년동안 오프할 기회도 있었는데 왜 그때 나와서 뽐내지 않았겠나.
지금은 자뻑이고 그때는 그렇지 않았겠는가? 완전 말도 안되는 이야기다.
그냥 다른 사이트에서 만나서, 포털 사이트의 클럽을 거쳐서 결국
마음 맞는 사람들이 모여서 주인장으로서 사이트를 열고, 그러고서도
한참 지나 회원들과의 의사소통을 위해 자기의 일을 적기 시작했고,
그 후에 얼굴을 많이 가린 사진을 올리고, 그러고 나서 전체 얼굴을
알기 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고, 그만큼 천천히 알아온거다.
그런데 그 다이어리를 캡쳐해서 편집해서 매도했다.

일단 그렇게 왜곡하고 나자, 거기에는 악플이 쏟아졌다.
나처럼 그 사람을 몇 년간 본 적이 없고 사이트도 한번 가보지 못한
사람들은 글 올린 사람의 시각으로만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익명게시판에다 그동안의 무슨 말이든 쏟아내고 보는 분위기 탓에
생각나는대로 적어버린 악플이 난무했다.
사실, 익명게시판이 아니었더라면, 그렇게 동질감이나 연대감이 큰
사이트가 아니었더라면 그렇게까지 매도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을거다.
일단 '여기서 한 말은 밖에 안나갈거다' 라는 생각을 가진 익명자들은
뭔가 릴렉스된 마음으로 두다다 악플을 쓴 것.
정말 안될 일이지만 그 익게의 특성이나 분위기를 아는 이상 어쩔 수
없었다고 본다. 발단이 된 그 글이 올라온 이상.

그러고 나서 익명 게시판에 있던 주인장을 아는 사람이 주인장에게
그런 일이 있었다는것을 알렸고.. 그 다음엔 난리가 났다...(휴..)
익게에 있었던 일을 밖에 알리는 점이 나쁜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중요한 건 일단 제일 처음 매도글이 있었기에 악플이 달렸다는 것.
어쨌거나 그 원글을 올린 사람은 글을 삭제하고 사과를 하긴 했지만..
여기서 또 한번 난리가 났고.. 이후는 설명하고 싶지도 않다.


서로 잘못했다.. 는 말은 별로 하고싶진 않지만, 적어도 서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건 사실. 모르던 사람들 사이에서 그런걸 요구할 수는
없겠지만.. 양쪽 다 대충 이해하고 있는 나의 경우엔 아주 복장터진다.
이건 이렇게 해서는 안되는데.. 그쪽 익게는 나름대로 특수한 분위기가
있는데다가 워낙 난리난 사건이 많아서 전반적으로 뾰족하고 공격적이다.
그걸 몰라서 정말 오해가 커지는 상황이었고.. 저쪽을 자극할
빌미를 주면 말들이 참 많아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주인장의
과격하고 화끈한 말 한마디 한마디가 겁이 났고, 어쩔 줄을 몰랐다.
그리고 익게가 저렇게 나오면 주인장의 오기를 자극하는 결과가 되는데도
익명 뒤에 숨어 악플을 날려대는 사람들.. 어휴.

사실은 원래 글을 올린 사람이 사과한 시점에서 일이 끝날 줄 알았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일이 오다 보니까 내가 뭘 좀 했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안그래도 말이 많은데 나까지 말해야겠나 싶어서 가만히
있긴 했지만.. 미묘하게 서로가 어긋나는걸 보니까 안타깝다.
다들 힘내세요! 라든가 저 사람 잘못했다든가 말하긴 하지만.. 아무도
저쪽 분위기가 저렇다는걸 말해준 사람은 없나보다.. 누구를 타겟으로
해야 될지 모르겠지만 화도 난다. 양쪽 다 욕먹는거 싫다.
양쪽으로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해도 될 말인지 모르겠다. 난 그냥
하고 싶은 말을 꾹 참는 편이 좋을 것 같다.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는 말을 아껴야 된다. 그 사람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얼마나 말을 곡해해서 알아듣고 비정상적인 반응을 보일지 알 수가 없다.
모르는 사람에 대해서도 말을 아껴야된다. 어차피 모르는 사람끼리는
허심탄회하게 대화할 수도 없으니까, 아예 말을 않아야 된다.
자기 속에 있는 말을 쉽게 하고.. 나로선 잘 모르겠다.

인터넷에서 한사람을 매도하는 게 얼마나 상처가 되는지..
여러 사람이 한 사람에 대한 정보를 모조리 알고 있는 상황에서 익명성
뒤에 숨어서 공격하는게 얼마나 비겁한 짓인지.. 누가 잘못했든 간에.
원본 글을 단 사람은 사과를 했어야 했다. 이 사람은 뭐라 할 말이 없다.
리플을 단 사람들은 그걸 쏟아내며 즐겼던게 사실이니까, 한마디 정도는
사과하면 좋았을거다.
익명의 뒤에 숨은 여러 사람과 공개된 한 사람. 익게 쪽에서는 진정으로
상처받은 사람들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냥 화가 좀 났겠지.
그렇지만 이쪽의 한 사람은 맘 고생을 심하게 하고 스트레스를 받고..
이게 뭐냐. 무슨 죄를 지어서 이런 일을 당해야 한다는 거냐.
그동안 작은 단위로 행해지던 남 뒷담이, 이제는 넷의 발달로 완전
전국적인 뒷담이 가능해졌다. XX녀니 뭐니 할땐 그냥 남의 일이었는데..
내가 잘 아는 두 곳에서 이런 일이 생기니까 나도 덩달아 머리가 아프다.
마음도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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